사라져가는 단어

생각 | 2008/09/06 22:31 | 리터러쳐

언어의 역사성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한 언어가 있는데 그 언어가 쓰이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잊어버리게 되고, 사라지게 되는 그런 언어의 특성이다. 그렇다면, 현재, 그 '언어의 역사성'에 의해 언제 소거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단어가 있을까? 없다고 해도 그에 가장 가까운 단어가 있을까? 만약 있다면 그것은 바로 '속다.'가 될것이라고 생각된다.

왜냐고? 07, 08년을 살아오면서 당신은 '속았다.'라는 말을 몇 번이나 들어 보았는가? 적어도 이 글을 쓰는 나는 2번 정도 밖에 들은 기억이 없다. 그리고 최근 들어 '속이다.'라는 말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속다.'를 대처하기 위한 단어의 등장이다. 그것이 무엇이냐고? 대충 예측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당신은 웹사이트를 서핑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잘 빠진 몸매의 …'와 같은 제목의 게시글이 눈에 들어왔다. 잘 빠진 몸매의 미소녀가 있을 것을 예상한 당신은 본능적으로 그 게시글을 열람하였다. 그러나 거기 있는 것은 이런 괴한의 이미지였다. 그리고 당신은 이렇게 생각한다. "젠장, 낚였다."

그렇다. '속다.'는 점점 '낚시.'라는 신조어의 의해서 사라져가고 있다. 인터넷에서만 사용되는 언어라고 하기에는 너무 사용되는 사례가 방대해져가고 있으며, 요즘은 신세대 뿐만 아니라 교사들이나 몇몇 기성세대역시 '속았다.'보다는 '낚였다.'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타국에서도 낚시라는 단어는 자주 사용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voice phishing이라는 신종 사기에도 phishing, 낚시와 개인정보의 합성어 즉 낚시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이렇듯 '낚시.'라는 인터넷 신조어는 인터넷이라는 영역에서만 국한 되지 않고 오프라인상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정말 이대로라면 '속다.'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낚시'라는 단어가 그 자리를 꿰찰지도 모르겠다.


…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물론 그렇게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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